목차
- 결론부터
- 운전자본 계산은 회사의 숨은 창고를 보여준다
- 자금조달 순서를 바꾸면 비용이 늘어난다
- F사의 갈등: 납품 기회를 잡을 것인가, 재고를 줄일 것인가
- 신청서에 넣을 현금 갭 설명
- F사 체크리스트
- 다음 글
- F사 부록: 납품 증가가 왜 통장을 말리는가
- F사의 내부 합의문
- F사 추가 메모: 생산회의에서 만든 운전자금 금지선
- F사 마지막 보강: 영업팀과 재무팀의 합의 기준
- F사 최종 보강: 운전자금 사용 후 확인할 숫자

결론부터
매출 증가 때문에 생긴 운전자금 부족은 적자 보전과 다르게 설명한다. 핵심은 “얼마나 팔았나”가 아니라 “팔고 나서 며칠 뒤 돈이 들어오나”다.
자동차 내장재 2차 협력사 F사는 매출 64억 원으로 전년보다 22% 성장했다. 그런데 통장에는 1억 3천만 원뿐이었다. 매출채권 9억 6천만 원, 재고 6억 2천만 원, 매입채무 4억 1천만 원이 장부에 있었다.

운전자본 계산은 회사의 숨은 창고를 보여준다
F사의 운전자본 묶임은 매출채권 9억 6천만 원 + 재고 6억 2천만 원 - 매입채무 4억 1천만 원 = 11억 7천만 원이다. 매출 64억 원의 18.3%가 회전 과정에 묶였다. 이 숫자는 실패 신호가 아니다. 대기업 납품 증가, 안전재고 요구, 검사 대기 기간이 합쳐진 결과다.
하지만 묶임이 정상이라도 자금 공백은 실제다. 매입처 지급은 평균 38일, 완성차 계열 매출채권 회수는 평균 75일이다. 차이는 37일이다. 월평균 매출 5억 3,333만 원을 하루로 나누면 약 1,778만 원이고, 37일 갭은 약 6억 5,786만 원이다.

자금조달 순서를 바꾸면 비용이 늘어난다
F사의 대표는 7억 원 대출을 원했다. 재무담당자는 4단계로 줄였다.
1단계는 90일 초과 채권 1억 5천만 원 회수다. 납품 클레임이 끝난 거래처부터 확인서를 받는다.
2단계는 장기재고 8천만 원 정리다. 단종 예정 차종 부품은 할인 매각하거나 대체 사용처를 찾는다.
3단계는 매입처 결제조건 7천만 원 조정이다. 월말 일괄 지급에서 납품 후 45일 조건으로 바꾼다.
4단계에서 남는 부족액만 정책자금 운전자금으로 검토한다. 이렇게 하면 외부 조달 필요액은 7억 원에서 약 4억 원대로 내려간다.

F사의 갈등: 납품 기회를 잡을 것인가, 재고를 줄일 것인가
영업팀은 신규 차종 물량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생산팀은 안전재고를 늘리지 않으면 납기를 못 맞춘다고 했다. 재무팀은 재고가 더 늘면 정책자금이 들어와도 6개월 뒤 다시 막힌다고 했다. 세 부서가 같은 숫자를 보지 않으면 회의는 감정싸움이 된다.
해법은 품목별 신호등이었다. A등급은 확정 발주와 월 회전 2회 이상 품목, B등급은 견적 단계 품목, C등급은 단종 또는 저회전 품목으로 나눴다. 정책자금 사용 대상은 A등급 원재료와 생산 병목 공정에만 한정했다.

신청서에 넣을 현금 갭 설명
“매출 증가로 운전자금이 필요하다”는 약하다. “매입 지급 38일, 매출채권 회수 75일로 37일 현금 갭이 발생하고, 신규 차종 확정 발주분의 원재료 선매입액은 4억 2천만 원이다. 90일 초과 채권 회수와 장기재고 정리로 2억 3천만 원을 먼저 줄인 뒤 부족분을 신청한다”가 강하다.
F사 체크리스트
- 거래처별 회수일수와 클레임 보류 금액
- 차종별 재고 회전율, 단종 예정 품목, 대체 사용처
- 매입처별 지급조건 변경 가능성
- 확정 발주서와 견적 단계 물량 구분
- 정책자금 사용 대상 품목의 입고·생산·납품 일정
- 자금 유입 후 13주 최저 잔액 개선표
다음 글
운전자금과 설비자금이 섞였으면 사옥 매입, 설비투자, 운전자금은 각각 다른 재무 논리로 봐야 한다로 간다. 부채비율이 먼저 걸리면 정책자금 신청 전 부채비율과 현금흐름을 본다.
F사 부록: 납품 증가가 왜 통장을 말리는가
F사는 자동차 내장재 회사라서 발주가 늘면 기뻐해야 한다. 하지만 신규 차종은 시트 원단, 흡음재, 접착필름, 사출 부품, 포장재, 검사 지그, 안전재고를 먼저 요구한다. 납품은 월말에 잡히고 검수는 다음 달 초에 끝나며, 입금은 그 다음 달 말에 들어온다. 생산은 오늘 시작하지만 돈은 두 달 뒤에 온다.
현장 단어를 붙이면 운전자금의 성격이 선명해진다. 차종 전환, 단종 부품, 사급자재, 양산승인, PPAP, 검사성적서, 불량선별, 긴급납품, 안전재고, 라인스톱 벌점, 야간특근, 외주 봉제, 물류 팔레트, 포장 사양, 납품 바코드 같은 단어가 현금표와 연결된다.
F사의 내부 합의문
영업팀은 발주 가능성을 매출로 보지 않기로 했다. 확정 발주서가 있는 물량만 A등급, 견적 단계는 B등급, 고객 구두 요청은 C등급으로 표시했다. 정책자금 사용 대상은 A등급 원재료와 병목 공정 외주비로 제한했다. 이 합의가 없으면 운전자금은 곧 재고자금으로 변질된다.
F사의 대표는 이 합의문을 신청서보다 먼저 승인했다. 자금조달은 돈을 받는 행위가 아니라 회사 안에서 돈의 사용 순서를 정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F사 추가 메모: 생산회의에서 만든 운전자금 금지선
F사는 정책자금이 들어와도 쓰지 않을 항목을 먼저 정했다. 구두 요청 물량의 원재료, 단종 차종 예비품, 고객 승인 전 시제품, 영업팀이 확신하는 예상 수주, 창고가 부족해서 외부에 맡긴 저회전 재고는 제외했다. 이 금지선이 없으면 운전자금은 금방 재고 적치금이 된다.
반대로 사용 가능한 항목은 좁혔다. 확정 발주서가 있고, 납품일이 정해졌고, 매입 지급일이 매출채권 회수일보다 먼저 오며, 품질 승인 이력이 있는 품목이다. F사는 이 조건을 통과한 원재료만 정책자금 사용 대상에 넣었다. 생산팀은 처음에 불편해했지만, 이 기준 덕분에 재무팀과 같은 언어를 쓰게 됐다.
현장 단어도 신청서에 일부 남겼다. 라인스톱, 긴급납품, 양산승인, 검사성적서, 포장사양, 납품 바코드, 안전재고 같은 표현은 심사자에게 왜 운전자금이 필요한지 설명한다. 매출 증가율보다 현장 병목 단어가 더 설득력 있을 때가 있다.
F사 마지막 보강: 영업팀과 재무팀의 합의 기준
F사는 매주 금요일 발주판을 같이 봤다. 영업팀은 확정 발주와 예상 발주를 색으로 나눴고, 재무팀은 각 색에 현금 사용 허용범위를 붙였다. 빨간색 예상 물량에는 돈을 쓰지 않는다. 파란색 확정 물량에는 원재료 선매입을 허용한다. 노란색 견적 단계 물량은 재고를 쓰되 신규 구매는 막는다. 이 규칙 하나가 운전자금의 누수를 줄였다.
F사 최종 보강: 운전자금 사용 후 확인할 숫자
F사는 자금이 들어온 뒤에도 매주 세 숫자를 봤다. 확정 발주 대비 원재료 입고율, 납품 완료 후 세금계산서 발행일, 매출채권 실제 입금일이다. 이 세 숫자가 어긋나면 운전자금은 다시 재고로 묶인다. 대표는 매출 증가 보고보다 이 표를 먼저 받기로 했다. 성장 회사일수록 매출표보다 회전표가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