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성실신고, 그 다음이 진짜 문제다
- 첫 번째 숨은 비용: 대표의 월급
- 두 번째 숨은 비용: 현장을 쪼개는 시간
- 세 번째 숨은 비용: 은행에 다시 설명하는 비용
- 네 번째 숨은 비용: 하자보수 충당금
- 다섯 번째 숨은 비용: 자재 리베이트의 실종
- 숨은 비용을 다 더하면
- S대표가 실제로 겪은 갈등
- 전환 전에 확인할 다섯 가지
- 법인재무컨설팅이 먼저 보는 것

성실신고, 그 다음이 진짜 문제다
인테리어 시공과 자재 판매를 함께 하는 S대표는 매년 5월이 두렵다. 매출 18억 2천만 원, 세전이익 2억 6천만 원. 성실신고확인대상이 된 지 3년째, 확인비용과 세무대리 부담만 늘었다. "법인으로 가면 이 짐을 벗는다"는 말을 듣고 법인전환을 검토했다.
그런데 법인전환은 성실신고 부담을 없애는 스위치가 아니다. 성실신고 확인비용이 줄어드는 대신,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비용 항목들이 하나씩 새로 생긴다. S대표의 사례로 그 항목을 순서대로 들춰본다.

첫 번째 숨은 비용: 대표의 월급
개인사업자일 때 S대표의 통장 인출은 급여가 아니었다. 현장 대금이 들어오면 자재비와 외주비를 치르고 남는 돈을 그때그때 가져갔다. 많이 남은 달은 2천만 원을 가져갔고, 자재비가 몰린 달은 800만 원만 가져갔다. 이 인출에는 원천세도, 4대보험도 붙지 않았다.
법인이 되면 이 방식이 통째로 끝난다. 대표 급여는 매월 같은 날, 같은 금액으로 지급되고 그 순간 원천세와 4대보험이 자동으로 계산된다. S대표가 급여를 월 900만 원으로 잡으면 연 1억 800만 원의 고정 인건비가 생긴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기존 인출은 월평균 1,600만 원이었다. 급여 900만 원과 비교하면 매달 700만 원의 공백이 생긴다. 현장은 여전히 현금을 요구하는데, 대표가 쓸 수 있는 돈은 줄었다. 이 공백을 법인카드로 메우기 시작하면, 성실신고를 피하려다 가지급금을 쌓는 정반대의 결과를 만든다.

두 번째 숨은 비용: 현장을 쪼개는 시간
인테리어업은 매출 총액보다 현장별 마진이 사업의 실체다. S대표가 동시에 진행하는 A, B, C 세 현장은 성격이 다르다. A현장은 자재비 비중이 크고, B현장은 외주 인력비가 크고, C현장은 준공 후 하자보수비가 발생한다. 개인사업자일 때는 이 세 현장의 비용을 한 장부에 뭉뚱그려도 종합소득세 계산에는 지장이 없었다.
법인이 되는 순간 이 방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대표 급여가 고정비로 잡히고 법인 이익이 남는지를 매달 확인하려면, 어느 현장이 이익을 내고 어느 현장이 적자인지 나눠야 한다. 이 작업은 세무사가 대신 해주지 않는다. 현장소장이 매일 자재 투입량과 인건비를 기록해야 나오는 숫자다.
여기에 자재 판매 매출이 겹친다. 시공 매출과 자재 매출은 부가세 처리, 재고 관리, 매입 세금계산서 흐름이 전혀 다르다. 개인사업자 때 이 둘을 섞어 처리했다면, 법인전환이 그 혼선을 저절로 정리해주지 않는다. 흐린 장부로 전환하면 법인 장부도 그대로 흐리다.

세 번째 숨은 비용: 은행에 다시 설명하는 비용
S대표는 공사 선급금이 부족할 때마다 운영자금 대출을 받아왔다. 개인사업자 신용으로 받던 이 대출은 법인전환과 동시에 백지가 된다. 은행은 신설 법인의 재무제표를 처음부터 다시 본다. 대표의 개인 실적이 법인 신용으로 자동 이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첫해에 대표가 회사에 빌려준 돈, 즉 가수금이 과하게 쌓이면 은행은 이 회사를 "대표 개인 돈으로 버티는 회사"로 읽는다. 대출 심사에서 감점 요인이 된다. 성실신고 부담을 줄이려다가 자금조달 설명이라는 새 부담을 얻는 셈이다.

네 번째 숨은 비용: 하자보수 충당금
S대표는 공사 완료 후 6개월 안에 평균 매출의 1.8%를 하자보수비로 지출해왔다. 연 매출 18억 2천만 원 기준으로 약 3,276만 원이다. 개인사업자일 때는 이 돈이 나갈 때 그때그때 비용 처리하면 끝이었다.
법인은 다르다. 이번 분기 공사가 끝났어도 하자보수비는 다음 분기, 다음 반기에 나갈 수 있다. 이 금액을 미리 충당금으로 잡지 않고 법인 잔여현금을 전부 배당이나 대표 상여로 빼면, 실제 지출 시점에 회사 현금이 없어 다시 가수금이나 대출로 메워야 한다.
다섯 번째 숨은 비용: 자재 리베이트의 실종
자재상에서 받는 반품 처리, 리베이트, 물량 할인은 개인사업자 때는 대충 넘어가도 종합소득세 계산에 큰 영향이 없었다. 법인에서는 다르다. 이 금액이 현장 원가에 정확히 반영되지 않으면 현장별 손익이 왜곡되고, 왜곡된 손익 위에서 계산한 대표 급여와 배당은 실제보다 부풀려진다.
숨은 비용을 다 더하면
법인 기장·세무조정 범위 확대에 연 600만 원, 급여·원천세 실무에 연 240만 원, 4대보험 회사 부담 증가분 700만 원 안팎, 노무·계약서 정비에 300만 원. 여기에 하자보수 충당 3,276만 원까지 넣으면, 성실신고 확인비용 절감분을 훌쩍 넘는 금액이 매년 새로 나간다.
이 숫자들이 법인전환을 막는 이유는 아니다. 계산에서 빠뜨리면 안 되는 항목일 뿐이다. S대표가 이 비용을 다 치르고도 법인에 7천만 원 이상을 남길 수 있다면 전환은 여전히 유효하다. 남는 돈이 2천만 원 수준이라면 전환의 실익은 사라진다.
S대표가 실제로 겪은 갈등
법인전환 3개월 차, S대표는 현장소장에게 자재 대금을 카카오톡으로 받은 계좌에 개인 통장에서 먼저 보냈다. 예전 습관 그대로였다. 회계 담당자가 이 거래를 대표 가지급금으로 잡으면서 문제가 드러났다. 급여 900만 원으로는 현장 운영에 필요한 현금이 안 나오니, 대표가 매달 자기 돈을 회사에 빌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 구조를 그대로 두면 가지급금에 인정이자가 붙고, 나중에 정산할 때 세무조사 소명 대상이 된다. 성실신고 부담을 피하려고 선택한 법인전환이, 개인사업자 때는 없던 세무 리스크를 새로 만든 셈이다. S대표는 결국 급여를 1,200만 원으로 올리고 현장 운영자금은 법인 명의 마이너스통장으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전환 전에 확인할 다섯 가지
- 현장별(A, B, C) 손익표를 최소 6개월치 만들 수 있는가
- 시공 매출과 자재 매출의 부가세·재고 흐름이 분리돼 있는가
- 대표 급여 확정 후 매달 700만 원 공백을 무엇으로 메울지 정해뒀는가
- 하자보수 충당금을 별도로 쌓아둘 계획이 있는가
- 신규 법인 신용으로 기존 대출을 재약정할 시나리오를 은행과 상의했는가
다섯 항목 중 두 개 이상 "아직"이라면 전환을 미루고 개인사업자 상태에서 현장별 장부부터 정리하는 편이 낫다. 법인전환 의사결정 가이드: 세금보다 먼저 봐야 할 돈의 흐름에서 전체 자금 흐름 판단 순서를 확인할 수 있다.
법인재무컨설팅이 먼저 보는 것
법인재무컨설팅은 성실신고 확인비용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보다, 전환 후 첫 12개월 동안 매달 얼마가 새로 빠져나가는지를 먼저 계산한다. 이 계산에는 현장별 실행예산, 하자보수 지출 이력, 대표 인출 달력, 기존 대출 상환표가 필요하다. 급여 구조를 어떻게 짤지는 법인전환 후 대표가 돈을 가져가는 5가지 통로와 주의점에서 이어서 다룬다.
숨은 비용을 먼저 계산한 다음에도 전환이 남는 장사인지, S대표의 자료를 가지고 법인재무컨설팅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